현재 한국영화의 주류는 스릴러이고 멜로 영화는 투자를 받기 어려운 현실이다. 90년대에만 하더라도 티브이를 통해서나 영화관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1세기인 현재는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를 통해 영화관이 아니더라도 쉽게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변화로 멜로 장르는 영화관보다는 집에서 혼자 조용히 감상하게 되고 흥행에 좋은 성적을 내기 어려운 현실인 것 같다. 한국 영화에서 멜로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인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정통 멜로 장르의 영화 중에서도 큰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이 영화에 대해서 자세하게 알아보자.
가슴이 뭉클해지는 사랑 이야기
주차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다림은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서 사진관을 찾았다. 사진관은 출장 중으로 문이 닫혀있었다. 다림은 사진관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사진관 주인인 정원이 돌아왔고 기다리던 다림은 정원에게 사진 인화를 요청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다림에게 미안한 마음이 생긴 다림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와서 정원에게 건넸다. 그 후로 다림은 사진 인화를 하기 위해서 사진관을 자주 찾게 되었고 사진관의 단골손님이 되면서 둘의 호감은 더 커져갔다. 다림은 다정하고 친절한 정원의 모습이 좋았다. 다림은 가끔 사진관을 찾아가서 일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했다. 그녀에게 사진관은 휴식과 같은 공간이었다. 다림과 정원은 길가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했다. 무거운 걸 들고 구청으로 가는 다림을 그냥 지나칠 수 없던 정원은 다림과 함께 스쿠터를 타고 데이트를 했다. 정원 또한 다림에 대한 마음이 커지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 대한 마음이 커질수록 걱정 또한 커져갔다. 오랜 시간 병마와 싸우고 있었고 앞으로 살아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다림 때문에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커져갔다. 하지만 병이 악화되어서 입원하게 되었고 다림과는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에서는 정원이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었지만 그의 병에 대해서 다림은 끝까지 알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고 다림에게 정원은 추억 속에 자리 잡았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오랜만에 초원 사진관을 찾은 다림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관에 걸린 자신을 사진을 보며 활짝 웃는 다림의 표정에서는 다양한 감정이 느껴진다. 뭉클하지만 아름답게 기억되는 사랑이야기를 예쁜 장면들로 표현했다.
1990년대 감성이 담겨있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1998년에 개봉 한 영화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의 감독인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이며 봄날은 간다와 함께 멜로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시대에는 '사람은 누구나 사라진다'라는 상실에 대한 생각이 진하게 느껴진다. 199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나 소설에는 가슴 아픈 사랑, 이별, 시한부 인생을 다룬 작품들이 많았다. 불치병을 다룬 영화들이 많았던 이 시대에 8월의 크리스마스의 소재 또한 일반적인 소재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 영화 속의 절제와 비밀에 대한 설정은 독특함을 갖고 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남자 주인공 정원은 친절하고 상냥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살아가는 캐릭터입니다. 그 때문에 그의 친절함은 조금 슬프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정원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습니다. 여자 주인공 다림은 주차요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사진을 현상하기 위해서 사진관을 자주 찾게 됐다. 자연스럽게 둘은 자주 만나게 되고 금방 친해지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의 친밀감과 관심은 사랑으로 커져간다. 남자 주인공 정원은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었다. 정원은 늘 담담하게 보였지만 가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터뜨리기도 한다. 정원의 사진관에 영정사진을 찍기 위해 찾아온 할머니가 등장하면서 삶의 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영화 속에서는 정원의 병에 대해서 자세하게 나오지 않는다. 정원과 다림이 함께 데이트를 하고 놀이공원을 가는 장면에서는 사랑이 커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속에서는 격하게 사랑을 표현하거나 나누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서로에 대한 애틋하고 따뜻한 사랑이 잔잔하게 전해진다. 시간이 갈수록 다림의 마음은 커져가지만 정원은 다림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했다. 다림은 정원의 병을 알지 못했다. 그렇게 둘은 애틋한 이별을 맞이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 비하인드
감독은 영화의 첫 장면인 정원이 잠에서 깨어나는 장면에 그의 마지막 모습과 연관시켜서 표현하려고 했으나 그렇게 되면 영화의 첫 분위기가 너무 무거워질까 봐 직접적인 표현을 절제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음악감독을 맡은 조성우는 허진우와 같은 대학교의 동기라고 한다. 제작진은 세트촬영을 배제하고 초원 사진관으로 적절한 곳을 찾기 위해서 전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장소 섭외는 쉽지 않았고 그러던 중 군산에서 우연히 분위기에 잘 맞는 장소를 발견했다. 이곳은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차고였고 한 달 동안 설득한 끝에 허락을 받게 되었다. 차고를 새로 인테리어 해서 사진관으로 완벽하게 만들어냈다. 사진관 이외의 장면은 모두 군산에서 현장 촬영을 진행했다. 배우 한석규는 캐스팅에 흔쾌히 동의했고 심은하는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있어서 영화 촬영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심은하 이외에 후보에 올라온 배우로 최강희와 김현주가 있었다. 3개월 동안 캐스팅이 진행됐고 심은하의 드라마 출연이 미뤄지면서 촬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감독은 2013년에 이 영화의 주인공을 새로 뽑는다면 배우 이수지를 뽑고 싶다고 밝혔다. 영화의 제목은 8월의 크리스마스이지만 영화는 8월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촬영하지 않았다. 영화 촬영은 9월부터 12월까지 촬영했다고 한다. 9월에 찍었지만 군산이 따뜻한 도시여서 8월의 느낌이 비슷하게 담겼다. 초원 사진관 세트가 진짜로 사진관인 줄 알고 찾아온 사람들도 있었다. 실제로 이 사람들은 영화 속에 가족사진을 찍는 장면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원의 친구들 역할에는 출연 배우들의 매니저들이 출연을 하기도 했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멜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명작으로 꼽히고있다. 배우 한석규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내 인생의 최고의 영화'였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 흘러간 90년대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 한다. 스마트폰도 인터넷도 없던 시대였기 때문에 서로 연락하기가 힘들었고 그래서 더 애틋했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예쁘게 그려낸 감독의 연출력은 관객들에게 많은 인상을 남겼다.